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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째 날은 그냥 포항 집에서 뒹굴었다.

lol 이 플레1 60점이라 다이아 찍고 싶어서 몇판 했는데

오토바이 땡긴다고 손목에 무리와서 검지손가락에 힘이 안 들어갔다.

젓가락질도 하기 힘들었다.

검지가 잘 안눌리는데도 그래도 게이머의 본능을 억제할 수 없어 억지로 게임했는데

집 컴퓨터가 느려서 버벅대고 마우스도 구려서(후 핑계보소..)

연패를 하고 접었다.

얌전히 뒹굴면서 재활에 힘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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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포항 와서도 몇군데 돌아다닐 생각(출발 후 하루이틀까지) 했으나

내 오토바이는 집에 와서 다다음날 떠날 때까지 저기 얌전히 서 있었다.

휴가 마지막 날(일요일)이라 서울 갈길이 멀어보여 오전 7시에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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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을 따라 쭉 뻗은 7번국도를 따라 출발.

가는 길에 계속 '이명박대통령고향마을'이라는 표지판이 잔뜩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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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디야 기억이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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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국도는 거의 고속도로 수준이다.

오토바이통행가능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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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 없고 쫙 뻗은 해안도로라 달리는 기분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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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도에서 봤을때 동해까지 6시간으로 되어있었는데

포항 - 삼척까지 2시간도 안돼서 끊음.

140-150은 유지하면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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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밖에 안됐는데 벌써 삼척이라니 시간상 여유가 생겨 삼척항도 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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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도 들렀음.

서해안 백사장보다가 동해 백사장 보니 눈이 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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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해변은 사람도 별로 없고 물놀이가 목적이라면 놀기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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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난 크나큰 실수를 하게 되는데 강릉 가서 서울로 가야 할 것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겠다고 동해에서 바로 정선으로 넘어가는 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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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는 사람죽이는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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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을 넘고 있다.

분명 더웠는데 높은 지대로 와서 그런지 푄현상 때문인지 말도 안되게 시원했다.

도로도 바이크 타는 맛 나고 상당히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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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 강릉이야 하고 또 길 잘못 들었나 가슴이 철렁 했는데

다행히 강릉으로 간게 아니고 강릉 서쪽 경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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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을 넘을때마다 무슨령 정상이라고 써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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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놈의 대관령 두 시간 넘게 달렸는데 이제야 정선에 도착함.

지도상 거리로는 포항-삼척보다 1/5 거리박에 안되는데 시간은 더 걸렸다.

나중에 안 거지만 강릉가서 미시령터널 타고 서울 갔으면 3시간은 단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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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에 도착한줄 알았는데 아니었음. 정선 끝자락 초입.

결국 삼척에서 정선가는데 3시간이 더 걸렸다.

눈앞에 보이는 산등성이 가기위해서 몇번을 산을 타고 돌아야된다.

진절머리가 난다. 대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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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도착. 조양강.

벌써 출발한지 5시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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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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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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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번 국도만 따라가면된다.

국도는 시내 표지만에서도 다 이어져 있기 때문에 지도를 볼 때 어디서 어떻게 가야지 보다는

어느 국도를 타고가다가 다른 국도랑 분기점일때 어떻게 가는지 보는게 훨씬 도움이 된다.

이걸 서울 올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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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나오네 2400km넘게 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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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도착.

뭐 동계올림픽 관련하여 팻말이 좀 있었는데 시덥잖아 보여서 패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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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한지 6시간.

그냥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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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횡성인데 무슨 자전거 대회를 하고 있다.

몇백미터 단위로 사람들이 깃발 흔들고 있고

자전거가 차를 길막하며 달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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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탄 놈들이 옆에서 나눠준 물을 처먹고 길가에 물통을 버리며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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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서울 표지판ㅠㅠ

빨리 가고프다.

다행히 6번국도가 횡성가지는 구리다가 그 이후로는 고속도로처럼 잘 되어 있어서

비교적 빠르게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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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호.

여기서 치명적인 실수로 길을 하나 잘못들어 강남이 아닌 구리로 가고 말았다.

표지판에 '반갑습니다 구리시입니다'를 볼 때 얼마나 빡치던지

심지어 구리에서 꾸역꾸역 서울로 와서 청담대교를 건너다가

실수로 다리에서 길을 잘못들어 동부간선도로를 타고 분당쪽으로 갔다.

간선도로라 중간에 나오는 길도 없고 표지판에 분당을 보니 얼마나 빡치던지..

간신히 수서에서 빠져나와 집으로 왔다.

제대로 된 길로 한번에 왔으면 5시간에 올 서울을 9시간만에 도착했다.

집에와서 바로 쓰러졌다.

그리고 밤에 일어나서 롤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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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를 못 간게 아쉽긴 하지만 대충 한바퀴 돌았다.

애초에 정확한 계획 없이 출발한거라 일정이 밀리는건 어쩔 수 없었다.

카드분실, 휴대폰 파손 등의 문제가 있긴 했지만 예상했던 최악의 사태인

오토바이가 고장나거나 사고가 난다던가 하는 문제는 없어서 괜찮았다.

여행 경비는 정확하게는 카드를 봐야 알겠지만 7-80정도 든 것 같다.




굳이 가야 하나 싶은 여행이었지만 5-6년 전부터 여행 책까지 사놓고 가야지 가야지 하던걸

못가고 있어서 찜찜했는데 그 기분이 해소된게 후련하다.




올라올 때쯤에야 생각난건데 조금 컨셉을 잘 못 잡은 면이 있다.

다들 가는 명승지나 유적지가 아닌 나 혼자 돌아다닐때 갈 수 있는곳을 많이 들렀어야 하는데

(예를들면 폐교된 탐라대학교나 강정마을 같은 곳)  팔랑귀랑 블로그 등에 낚여서

내 취향에 안 맞는 곳을 돌아다닌게 좀 불만족스럽다.

원전이라든지 사람없는 공항 혹은 판자촌 같은 다른 사람이 안 가는 곳을 가면 좋지 않았을까.

근데 이건 계획을 안 잡고 떠난거라 어쩔수 없긴 하다.

계획짜는게 귀찮았으니까.

세워놓고 어그러져서 아쉬워 하는것보단 이게 더 낫다.




이번에 전국을 돌아보니 이제 한두시간 거리는 별 부담이 없어졌다.

사놓고 2분거리 집 회사만 왔다갔다 하던 내 티맥스

이제 팔아치워도 후련할듯.









결론은 좋은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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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18 19:21 2013/08/18 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