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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13] 재미가 없어서
[2011/06/13 01:58]

재미가 없어서

[잡담]
주말 혹은 휴일을 기다리는 재미가 없어서

취미 생활 혹은 재밋거리를 찾고자 자기 전에 이런 저런 잡 생각을 했다.

하루 이틀한 생각이라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산산히 흩어지고 없을 텐데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걸 보면 꽤 여러번 고민한 내용이란 거지 ㅎㅎ



인터넷을 검색하면 범람하는 요즘의 취미 활동들은 배우는 시도 자체가 피곤하게 느껴지고

지속적이고 영속적인 (그래봐야 내 인생에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할 정도면 된다) 재미를

찾아야 하는데 뭐가 있을까.

인류 보편적인 재미를 찾다가 술, 여자, 도박 따위 밖에 떠오르지 않아

다시 내 기준에서 찾기로 했다.



일단 범위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휴일에 몇시간씩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은 남들에게 '나 이런 취미생활 있어요'라고

말하는 범주에 어울리는 것이고 꼭 그렇지 않아도 된다.

핵심은 내가 기분이 좋다 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이면 됨.

심지어 일하면서도 배우는 재미가 느껴질 때면 일이 취미가 될 수도 있고

그러면 쉬는 날에도 코딩을 할 수 있겠지.

하지만 뭐든 많이 하면 지치는 법이고 굳이 일하는 용량에 부하를 줘서

어쩌면 (아마도 확실히)나중에 어느순간 확  힘들게 느껴지는 상황을

앞당길 필요는 없기에 이건 제외.



요즘 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즐거운 기분을 느끼는 순간은 뭐가 있을까 찬찬히 생각해 본다.

아침에 몸이 가벼울때, 잡담, 코딩이 잘 될때, 주가 상승, 낮잠, 공상, 벨게질, 예능프로보기, 음악프로 수집 및 감상 ,수영 ,헬스

딱봐도 건전해 보이는 운동을 극대화 시키고

원래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했던 게임을 독서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젊은 나이에 몸 한번 만들어 사진 찍기 위해 수영과 헬스를 다니고

줄어드는 뱃살을 보는게 참 즐겁다.

운동 하는 순간이 즐겁기 보단 평소에 몸이 가벼워진 느낌을 즐기는게 좋다.

이렇게 한번 글을 썼으니 자각이 되서 평소에 기분이 더 좋겠네.

더 즐거워 지고자 모두들 말리는 '집에 운동기구 사 들이기'를

방금 옥션에서 실시해 버렸다.

과연 내가 집에서 치닝이랑 딥을 꾸준히 할 수 있을까 기대가 된다.

턱걸이 30개 벤치 100kg을 목표로 삼고 한번 달려보자.



그리고 어처구니 없게도 게임하느라 할 시간이 없어서 못하던 독서

정말 게임과 스위칭 하기에 최적이다.

게임을 하기 위한 시간, 환경 그리고 필요한 집중도는 놀랍게도 책 읽는것과 매우 유사하다.

오히려 다른점을 찾기가 힘들 정도.

필 받은 김에 책을 보려는데 항상 학교주변에 살며 공짜로 빌려 보다가

고속버스터미널 영풍문고에 갔다가 1%도 에누리 없는 가격에 실신 할 뻔 했다.

오토바이타고 5분거리인 국립중앙도서관은 대여 불가에

개관 시간은 회사 업무 시간과 아름답게 일치.

결국 헌책방을 뒤지다 가장 유명해 보이는 신촌의 숨어있는 책을 오늘 다녀왔다.

이윤기가 번역한 장미의 이름 상, 하 권과 톨스토이 어구 집, 이상 소설집

이렇게 4권 샀는데 14000원이네 망할 톨스토이 어구 집이 6천원이나 한다.

고전위주로 싸게 사려고 갔는데 쓸만한 건 다집어 갔는지 생각보다 효용성은 없었다.

오히려 인터넷 헌책거래가 좀 비싸긴 하지만(5천원선)  필요한 책 구하기에는

훨씬 낫고 헌책방은 내가 많은 작가를 알게 되면 그때 걍 기대 없이 가는게 좋을듯 싶다.

독서에 목표를 잡는게 웃기고 하필여유신을 위해 독서파만권 할 것도 아니지만

기왕 할거면 하나씩 스페셜하게 들어가는것도 '재미'(그래 이런것도 재미다)가 있어 보인다.

첫번째 시도는 한국에 번역된 톨스토이 저서를 모조리 조지기.

너무 뭉클했고 인생관에 큰 변화를 가지게 해 줬던,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자세한 내용은 이제 기억나지도 않는 전쟁과 평화는

맨 마지막에 작가를 좀 더 이해했을 그 때까지 아껴놓고 마지막에 읽어야겠다.

이러면 책 읽는 동기부여도 될 것 같다.




잘 진행 된다면 연말 쯤이면 옷 입어도 보이는 개간지 식스팩에

톨스토이 이야기가 나오면 개나불 댈 수 있는 주둥이를 가지게 되겠지.

그럼 참 좋겠다.

하지만 귀여운 아가씨를 만나느라 바빠서 책이고 운동이고 나발이고 못하고

똥배가 나오고 사놓은 책에 먼지가 쌓인다면

그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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